한라산 어리목코스 등산, 설경, 주차하는 법, 윗세오름 화장실

2023. 2. 2. 22:59mountain

 

 

벼루고 벼루던 한라산에 드디어 올랐습니다. 지난번에도 한라산에 오르려고 했으나 오르지 못하고 입구컷... 당했지만 미친듯이 맑고 따스한 날씨는 한라산 등산하는데 있어서 최적의 조건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날은 바로 2023년 1월31일. 주말까지 폭설로 인해 모든 코스가 통제되었고 1월30일 어리목코스만 등산이 허용되었는데 이 날 오후2시 모든 코스의 통제가 풀렸습니다. 그러니까 1월30일과 1월31일은 한라산의 미친듯한 풍경을 보기의 최적의 날이었던 겁니다. 그리고 나는 1월31일 어리목코스로 산행을 하였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한라산 등산을 하려고 계획하였으나 급변하는 날씨 때문에 등반에 성공하지 못할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어쩔수 없는 현상입니다. 아 그냥 이건 내 운명이 아니다 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껄껄 저도 그랬습니다. 지난번에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입산통제되었고 날씨도 매우 안좋아서 해장국 한그릇 먹고 바로 김포로 간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가지고 슬퍼하거나 우울해 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그저 작고 작은 존재기 때문이에요. 한라산에 올라가면 더욱더 느낄겁니다.

- 240번 버스를 탈것이냐 렌트카를 탈것이냐

어찌되었든 날씨가 좋아진다는 소식에 당장 제주행 비행기 티켓팅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주차였었요. 어리목 코스나 영실코스는 한라산 탐방예약을 하지 못한 이들이 몰리는 곳이기 때문에 주차난이 상당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왜 어리목 코스를 택했냐 하면 김포에서 아무리 빨리 출발을 해도 제주에 도착하면 오전 7:15-30 입니다. 그 다음 240번 버스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데 1시간에 한대 밖에 없고 7:30 출발하는 버스는 무슨 수를 써도 탈 수가 없었기에 렌트카를 빌리기로 결정합니다.

제주공항에서 미리 컵라면을 구입하고 뜨거운 물을 정수기에서 받아서 산에 올라갈 준비를 마친후에 바로 셔틀버스를 타고 렌트카 회사에 도착합니다. 그러면 오전 8:10분 정도 됩니다. 빠르게 렌트카를 빌린후에 어리목 코스로 신속하게 운전을 해서 가면 대충 오전 8:40-50분 사이에 도착을 하게 되죠. 거의 8:45 쯤 도착을 했는데..... 이미 주차장은 만석이었습니다. 하지만 도로를 통제하고 있던 경찰관의 도움으로 갓길에 주차를 하게 되었습니다. 예쓰!!! 아마 버스를 타고 왔으면 출발을 하기 전에 이미 녹초가 되어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제 갓길 주차도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어리목코스 영실코스 1100고지 모두 눈이 오면 엄청난 인파가 몰리기에 항상 교통 문제가 발생했다고 하는데 제주시에서 앞으로 어떤 대응을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어리목코스에 주차를 하시려면 오전 8:30 이전에 도착하시면 되겠습니다. 그게 안전빵입니다.

 

 

 

- 어리목 휴게소 내에 주차를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

이 안에 주차를 하려면 최소 오전 7:00 에는 도착을 해야합니다. 일찍 올라서 일출을 보려고 하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자리가 빨리 찹니다. 가장 맘 편한것은 역시나 대중교통인데 240번 버스 시간 못 맞추면 꽤 오랜 시간을 대기해야하는 그런 어려움이 있죠. 암튼 어리목 휴게소에 이렇게 눈이 많이 있습니다. 외국인들도 많이 왔더라구요, 특히 눈을 잘 못보는 동남아 분들이 많이 있었고, 등반하면서 아프리카 쪽 분들도 보고, 서양 사람들도 단체로 등산을 하고 있더라구요. 캬 역시 한라산의 설경이 대단하구나 생각했습니다.

아, 그리고 등산을 하려면 아이젠은 필수입니다. 입구에서 아이젠 없으면 올려보내지도 않습니다. 왜 그런지는 올라가 보면 압니다. 자, 그러면 어리목 코스로 등산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 산행과 촬영을 동시에 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이번에는 한라산의 모습을 사진과 영상을 담아보겠다고 맘먹고 장비랑 다 들고 갔습니다. 그랬더니 가방이 너무 무거운겁니다. 먹을것과 장비가 들려있으니 거기다가 눈밭을 올라가야 하니 체력적인 소모가 꽤 컷습니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올라갈수 밖에 없는게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삼각대를 세우고 풀고를 반복하면서 등산을 해야했고 뒤에 오는 분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서 신속하게 설치하고 뛰고 또 뛰고 또 설치하고 난리를 치면서 윗세오름 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래서 더 힘들기도 했지만 한라산의 미친듯한 풍경과 그 안에 있는 나를 담아서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이게 또 유튜브에 올릴거라..ㅋㅋ 아직 영상은 편집전이지만 빠르게 편집해서 올려봐야지요

 

 

 

 

 

 

폭설이 내린후의 한라산 풍경은 정말 미친듯이 아름다웠습니다. 나무가 눈으로 뒤덮혀 마치 괴물같은 형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가까이서 보면 정말 장관입니다. 살면서 이런 모습은 본적이 없습니다. 한라산에서 이런 모습을 봐서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눈으로 덮힌 나무들 마치 괴물을 연상시키는 모습을 잠시 감상해보자

 

- 이제 해발 1500m

윗세오름 까지가 해발 1700m 이다. 그러니까 어리목입구에서 부터가 거의 1000m 정도니까 높이로는 700m 만 오르면 됩니다. 어리목 코스는 초반이 좀 어렵지 그 이후로는 난이도가 뚝 떨어집니다. 처음에 가파른 코스가 꽤 길게 나오는데 천천히 앞사람과 호흡을 맞추며 올라가면 됩니다. 힘들면 쉬어가면 그만이고. 하지만 나는 빠르게 올라갔지요. 답답해서..ㅋㅋ 등산스틱이 있음에도 카메라와 삼각대를 접기가 귀찮아서 스틱 안하고 올라갔는데 사실 올라갈 때 보다는 내려올 때 등산스틱이 더 필요합니다. 아니면 무릎 다 나갑니다.. 엄청 아파요. 무릎..

1500고지에서 보는 제주도의 풍경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자 이제 윗세오름이 점점 가까워집니다. 약1.5km 코스. 사진을 보면서 올라가 보겠습니다.

 

 

 

 

 

 

 

 

 

 

 

 

 

 

 

 

 

 

 

 

 

 

 

 

 

 

 

 

- 윗세오름 대피소, 그리고 라면

산에 오르면 꼭 하는게 육개장을 먹는겁니다. 그 스티로폼 으로 되어 있는 그 육개장. 아주 오래전부터 먹어왔든 그 육개장 말입니다. 아, 그런데 이번에는 육개장이 아니라 진라면을 사왔어요. 편의점에서 안팔아서... 아무튼 라면을 먹어줘야 합니다. 그리고 드립백 커피.. 아 근데 컵을 안가지고 와서 커피도 못먹고, 하산해서 호텔에서 드립백 커피 해 먹었지만 산에서 꼭 먹어줘야 합니다.

윗세오름 대피소는 화장실이 있습니다. 그게 얼마나 큰 위로인지...ㅋㅋ 올라가는 내내 화장실이 없기 때문에 물 너무 많이 먹으면 안됩니다. 저는 한방울도 안먹고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쓰레기통이 따로 없습니다. 쓰레기는 가지고 온 비닐봉투에 꼭 수거해서 내려가시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음식물 쓰레기는 또 수거하더라구요, 남은 음식은 모아서 대피소 내에 있는 음식물 쓰레기 통에 꼭 버리고 와주세요. 등산객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이런거 하나 뭐 어때 하고 어기면 한라산은 금방 쓰레기 더미가 될지도 모릅니다.

 

 

- 남벽 분기점 가야하나?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남벽분기점 까지 갈 필요는 없고 조금만 더 가면 정말 멋진 포인트가 나옵니다. 남벽을 배경을 촬영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꼭꼭 가보셔야 합니다.

 

 

 

 

 

 

 

 

- 남벽과 촬영하기

거대한 바위와 한번 촬영해 보겠습니다. 저는 여기서 사진도 찍고 영상도 촬영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카메라가 캐논 R5 인데 스마트폰이랑 연결해서 보면서 하려고 했더니 조금 멀어졌더니 연결이 끊겨버린거에요.... 이런것 좀 개선해주지 이게 무슨...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있는데 그게 뭐냐면 '인터벌' 촬영입니다. 인터벌 촬영은 예를 들어서 설정값을 2초에 한번씩 촬영하고 총 40장을 찍어라 라고 줄 수 있어요. 먼저 구도를 잡고 내가 갈 위치를 정한다음 인터벌 촬영을 시작하는 거죠. 그렇게 해서 촬영을 했습니다.

 

 

원래는 왼쪽에 치우쳤는데 포토샵으로 보정해서 가운데로 저를 옮겨줬습니다. 감쪽같이.

 

 

​- 어리목코스 총평 : ★★★★★ 한라산 저세상 풍경을 보고 싶다면 꼭 오시라

제주도를 참 많이 와봤지만 한라산을 등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매일 밑에서 보기만 했지 위에서 보는건 처음이고 거기다가 눈으로 덮힌 산은 처음이었습니다. 첫경험의 이 짜릿함을 느끼고 하산했습니다. 혼자 온게 흠이라면 흠일까, 그럼에도 풍경을 보며 혼잣말을 하고 있으면 누군가가 말을 걸어주기도 합니다. 이 귀한 경험이 앞으로 산을 타는데 있어 꽤 좋은 기억으로 남을것 같습니다. 한라산 탐방예약을 못했다고 하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어리목코스나 영실코스로 꼭 등산해보세요. 인간의 작음과 자연의 대단함, 그리고 거기에 속한 나를 발견할 것입니다.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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